
소비의 양대 축, 감성과 신뢰
2025년 현재, 소비자는 감정과 신뢰라는 두 축 사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블로그를 중심으로 형성된 SNS 감성 마켓은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으로 감정을 판매하며, 전통시장은 오랜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생활을 유지합니다. 겉으로는 서로 대조적인 구조처럼 보이지만, 두 시장 모두 고객과의 ‘관계 유지’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두 시장의 소비 구조를 비교하고, 전통시장이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SNS 감성 마켓, 이미지와 감성이 엮인 새로운 소비 언어
SNS 감성 마켓은 ‘보는 경험’이 곧 ‘구매 이유’가 되는 공간입니다. 서울산업진흥원이 발표한 「MZ세대 소비 트렌드 리포트(2024)」에 따르면, 20~30대 소비자의 다수가 제품 기능보다 브랜드의 감성적 이미지와 스토리에 더 끌린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SNS 중심의 시각적 소비가 단순한 광고를 넘어 감정의 언어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판매자는 한정 수량, 프리오더, 수공예 콘셉트 등으로 희소성을 강조하고, 구매자는 후기와 인증샷을 통해 ‘감성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품은 실물보다 경험의 매개체로 기능하며, 브랜드는 ‘나를 표현하는 감정의 언어’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SNS상에서 ‘소비 후기’보다 ‘감정 기록’이 더 많은 반응을 얻는 현상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상품을 산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정제된 일상의 한 장면을 소유한 것입니다.
전통시장, 체감되는 만족으로 쌓아가는 신뢰
전통시장은 실용성과 신뢰로 소비자를 묶어둡니다. 통계청 「전통시장 실태조사(2024)」에 따르면, 전통시장 이용자의 다수가 만족 이유로 ‘가격의 합리성’과 ‘품질 신뢰도’를 꼽았습니다. 전통시장은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물리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상인과의 대화를 통해 상품의 출처나 신선도를 확인하고, 단골 거래를 통해 자연스러운 신뢰가 형성됩니다. 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육성사업’ 등으로 QR결제, 전자영수증, 배달 서비스 등이 보편화되며, 전통시장도 점차 데이터 기반의 운영으로 전환 중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핵심은 여전히 ‘생활의 일관성’에 있습니다. 고객은 “사장님이 기억해준다” “덤을 챙겨준다”는 경험을 신뢰의 증거로 인식하며, 이는 장기적 충성도로 이어집니다.
두 시장의 접점, 감정과 신뢰의 융합 전략
SNS 감성 마켓과 전통시장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소비자 만족의 본질은 동일합니다. 현대카드 「소비 트렌드 리포트(2024)」에 따르면, 감정적 만족과 신뢰를 동시에 제공하는 브랜드의 재구매율은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통시장이 감성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면, 신뢰를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소비층의 감정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인의 손맛과 조리 장면을 짧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기록하고, 단골 고객의 스토리를 담은 짧은 노트를 시장 게시판이나 SNS에 공유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감성화된 신뢰 표현’은 과장이 아닌 맥락을 제공합니다. 시장의 일상적인 장면들이 콘텐츠로 변환될 때, 전통시장은 오프라인을 넘어 감정적 소통이 가능한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균형, 감정의 언어 위에 세우는 신뢰
감성 마켓이 욕구를 자극한다면, 전통시장은 삶을 유지하게 합니다. 두 시장의 교차점은 ‘진정성 있는 감성’과 ‘투명한 신뢰’의 결합에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가 흐르고 경험이 쌓이는 생활의 무대가 되어야 합니다. 감정을 자극하는 언어와 신뢰를 축적하는 일관성이 동시에 구현될 때, 전통시장은 과거의 공간이 아닌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살아남을 것입니다. 감성과 신뢰가 교차하는 지점, 그곳이 바로 미래의 시장이 서야 할 자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