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는 넓은 평야와 산지가 공존하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농산물과 수산물이 풍부하며, 이러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전통시장 문화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습니다. 밀양 아리랑시장, 합천시장(정기 5일장 포함), 의령전통시장은 각기 다른 지역성과 운영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단순히 물품을 거래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 관광, 지역경제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세 시장의 역사와 특징, 오늘날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밀양 아리랑시장: 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
밀양 아리랑시장은 1479년 개장한 이래 지역민의 생활을 지탱해 온 대표적 시장으로, 현재는 아리랑시장과 내일전통시장이 통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밀양시청, 전통시장 소개, 2023). 장날은 매월 2일과 7일이며, 상설 점포는 매일 운영되어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발길을 끌어당깁니다.
이곳의 먹거리 골목은 특히 유명합니다. 돼지국밥, 칼국수, 잔치국수, 곰탕 같은 음식들이 시장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으며, 합리적인 가격대와 푸짐한 양으로 인해 “밀양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손꼽힙니다(한국관광공사, VisitKorea 시장 소개, 2025). 상인들은 수십 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오며 단골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고, 덤을 얹어주는 푸근한 문화는 시장의 매력 중 하나로 꼽힙니다.
밀양강과 영남루, 밀양 아리랑 대축제와의 연계성도 강점입니다. 축제 기간에는 시장이 문화 공연과 체험행사의 중심 무대로 기능하며,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찾게 됩니다. 이처럼 역사성과 현대적 문화가 공존하는 시장은 밀양 지역 정체성을 대표하는 장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합천시장과 합천 5일장: 활력 넘치는 정기 장터
합천시장은 상설 점포가 150여 개 운영되는 중형 시장으로, 매월 3일과 8일에 열리는 5일장이 결합되어 더욱 활기를 띱니다(합천군청, 전통시장 안내, 2025). 장날이 되면 읍내 전체가 좌판과 임시 가판으로 채워지며, 일상적인 풍경이 대규모 장터로 전환됩니다.
주요 거래 품목은 산나물, 더덕, 머위순 같은 산채류와 막 수확한 곡물, 가공되지 않은 신선 채소들입니다. 어르신들이 직접 키우고 가공한 된장, 간장 등도 인기를 끄는데, “우리 밭에서 땄다”라는 말 속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합천의 장터는 관광지와의 연계성이 높습니다. 해인사, 합천댐, 영상테마파크와 가까워 관광 일정에 장날을 맞추어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습니다. 합천군 자료에 따르면, 정기시장 운영일에는 평소보다 교통량과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나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합천군청, 전통시장 안내, 2025).
의령전통시장: 특산물과 청년몰의 결합
의령전통시장은 군 단위 전통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으로, 점포 수가 150개 이상입니다(의령전통시장 공식 사이트). 대표 특산물은 망개떡입니다. 찹쌀 반죽에 망개잎을 싸서 찌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망개떡은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향으로 유명하며, 택배 주문이 전국에서 들어올 정도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시장 내부에는 농산물, 반찬가게, 약초 상점 등이 질서 있게 배치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청년몰이 조성되어 젊은 창업자들의 카페, 디저트 가게, 수제 맥주집, 공방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 세대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전통시장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플리마켓과 버스킹 공연이 열리며, 로컬푸드 쿠킹 클래스, 전통혼례 체험, 시장 해설 투어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상거래 공간을 넘어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의령군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습니다(의령전통시장 일반현황 자료, 2025).
경상남도 전통시장의 공통된 가치
밀양, 합천, 의령의 시장은 운영 방식과 규모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공유합니다. 첫째, 지역성의 뿌리 깊은 표현입니다. 각 시장은 지역의 특산물과 향토 음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인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주민과 신뢰 관계를 형성합니다. 둘째, 관광과의 결합입니다. 인근 관광자원과의 연계성이 높아 시장 방문이 단순한 장보기를 넘어 여행 경험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셋째, 현대화와 전통의 공존입니다. 청년몰, 플리마켓, 체험 프로그램 같은 현대적 요소가 추가되면서 전통시장이 단순히 과거의 공간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전통시장의 미래 방향
앞으로 경상남도의 전통시장은 관광·문화·경제의 융합 거점으로 더욱 확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자체와 상인회는 시장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온라인 홍보와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상품 개발, 청년 창업 지원, 공예·공연 등 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이 필요합니다.
밀양의 역사적 가치, 합천의 정기장 활력, 의령의 특산과 청년몰 사례는 각각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지만, 모두 지역 고유의 자원을 토대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경상남도 전통시장은 앞으로도 지역민과 방문객을 잇는 다리이자, 지역 경제와 문화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