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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으로 돌아 본 울산 전통 시장 3곳 (태화종합시장, 울산종합중앙시장, 남창옹기종기시장)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7. 27.

울산광역시 소재 태화종합시장 관련 이미지

도시 중심에서 장을 본다는 것

  울산광역시. 대형 공업단지, 항만, 고속화 도로망이 잘 정비된 이 도시는 겉보기엔 효율적이고 빠르게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울산에도 천천히 걸어야 보이는 풍경이 있습니다. 그 중심엔 여전히 장날이 있고, 삶이 묻은 시장이 있습니다. 태화종합시장, 울산중앙전통시장, 남창옹기종기시장은 모두 울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장을 보는 곳을 넘어, 공공정책과 지역문화, 주민 일상이 한데 엮인 공간으로 변화 중입니다.

태화종합시장 –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시장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동에 자리한 태화종합시장은 종래에 울산 중구에서 인기를 끌어 온 '울산큰애기 청년야시장'에 이어 울산 중구가 2023년 태화종합시장 내 '희죽이 야시장' 개장 준비도 시작한 후 2024년 본격적으로 '희죽이 야시장'을 개장하여 현재는 야시장 문화장터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태화종합시장은 2023년에 이미 중소벤처기업부(과거 명칭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전통 시장 육성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울산광역시 및 울산 중구청과 상인회가 함께 노력하여 태화종합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 축제와 연계한 푸드트럭,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 세대 방문자 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시장 시설은 지붕형 아케이드 구조로 되어 있어 비 오는 날에도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고, 온누리상품권이나 모바일 간편결제도 적용되어 전통시장이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없애다시피 하였습니다.

  특히 태화시장은 ‘시장으로서의 기능’과 ‘문화공간으로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으며, 주말 밤이면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의 유입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구청은 이 시장을 도심 속 지속형 야시장으로 장기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울산중앙전통시장 – 생활 물품의 총합

  울산광역시 중구 옥교동에 위치한 중앙전통시장은 197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오늘날에 이른 시장으로, 현재 300~400개 이상의 점포가 밀집해 있습니다. 식자재, 의류, 잡화, 생선, 분식 등 없는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울산광역시 및 울산 남구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인회가 함께 ‘현대화 정비 사업’ 등 시장을 혁신하는 사업에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이러한 사업에는 

  이 시장은 2023년 이미 중소벤처기업부(과거 명칭 '중소기업청')의 ‘시장경영패키지 지원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었고, 시장 내 공연 공간 조성, 체험 프로그램 운영, 외국인 관광객 대상 안내 인프라 정비 등이 함께 추진되었습니다.
  시장 곳곳엔 소규모 공연 무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버스킹 연주나 전통공예 체험 등도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울산중앙전통시장 내 입점한 점포들은 ICT 카페에서 SNS 홍보 시스템 구축 등 활용 방안 교육도 받을 수 있으며, 비대면 시대에 발맞춘 디지털 전환도 빠르게 시도하고 있는 편입니다.

  울산 최대 규모의 시장답게 정리된 시설과 신뢰 높은 가격대, 그리고 계속적인 정책 지원이 결합되면서 과거 만연했던 ‘전통시장에 대한 불편한 인식’을 가장 많이 해소한 사례로 꼽힙니다.

남창옹기종기시장 – 장과 축제가 만나는 흙빛 공간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면에 위치한 남창옹기종기시장은 그 이름처럼 ‘옹기’라는 지역 특산물과 결합된 테마형 시장입니다. 시장 인근에는 울산옹기박물관, 외고산 옹기마을이 자리해 있으며, 매년 5월께 진행되는 ‘울산옹기축제’와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이 시장은 관광객을 위한 명소뿐만 아니라 주민 생활형 시장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는 옹기 용기 판매점 외에도 반찬가게, 식자재 마트, 미용실, 부동산, 카페 등 지역 주민의 생활이 고스란히 스며 있는 점포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남창옹기종기시장에서는 선지가 들어간 소고기국밥과 돼지국밥이 모두 판매되고 있어 든든한 국밥 없이는 살 수 없는 애호가들에게는 성지로 불리며, 막걸리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한편, 울산광역시 울주군청은 남창옹기종합시장이 옹기 등 기존 주력 물품 위주로 거래되는 시장에 그치지 않고 확장성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울주군 전통 시장 상권 활성화 대표 음식 개발 용역'을 발주하였으며, 최근 2025년 4월 21일에는 해당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습니다. 이에 따라 울주군 특산물인 옥수수를 활용한 도넛과 미나리 고기 호떡이 대표 음식으로 제시되었으며, 울주군은 지역 주민 중 창업자를 선발하여 관련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남창옹기종기시장 장날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주차장 확충 사업도 진행하였으며, 시장 확대 사업과 노후 시설 개선 사업도 진행하였습니다. 

  일련의 노력들이 헛되지 않고 결실을 맺어, 현재 이곳은 생활 밀착형 전통시장이자 지역 관광 거점 역할을 겸하는 복합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천천히 걷는 사람이 발견하는 울산

  울산광역시는 대한민국 산업화에 혁혁한 공로가 있는 탁월한 공업도시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시장에 일단 들어선 순간, 울산광역시도 공업도시이자 거대도시로서의 빠른 속도를 돌연 줄여줍니다.
  마주보며 계산하는 짧은 눈빛, 가게 앞에 멈춰 선 할머니의 장바구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튀김의 맛있는 향. 울산은 시장이라는 골목 안에서는 전혀 다른 리듬을 보여줍니다. 태화종합시장은 밤이 되면 공연과 먹거리로 채워지고, 울산중앙전통시장은 생활의 총합이 된 듯한 복합 상권이 되며, 남창옹기종기시장에서는 든든한 국밥 같은 인정이 옹기 그릇 안에 담깁니다. 이 세 시장은 울산광역시라는 거대한 도시가 오로지 빠른 속도와 효율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고 전모를 드러내 보여주지도 않는다는 걸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도시가 우리네 삶을 투영한다고 하니, 이는 곧 우리의 삶도 마냥 빠르게 서두르거나 결과를 재촉하는 것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