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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형 도시재생: 전통시장이 보여줄 미래 상권 모델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9. 29.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서의 전통시장 관련 이미지

 

  한국의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생활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으로 침체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시장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며, 전통시장을 단순한 상거래 공간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는 외형적인 정비에 그치지 않고, 시장 고유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보존하면서 현대적 편의와 문화 기능을 결합하는 전략입니다. 결국 도시재생은 주민이 다시 찾고 교류하는 살아 있는 생활 공간을 되살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서울특별시 성동구청, 금남시장 도시재생, 2022).

도시재생과 전통시장의 결합

  시장형 도시재생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회복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후화된 아케이드나 화재 위험 시설을 개선하는 동시에 상인 역량 교육, 청년 창업 지원, 문화 공연장 조성 등이 추진됩니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보기가 아닌 체험과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특히 시장은 고유의 장날과 상권 구조가 유지되는 만큼, 도시재생에서도 역사적 맥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시장 안에 지역 아카이브 전시관과 공방을 마련해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켰습니다(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 백서, 2020).

  서울 성동구 금남시장(상설시장)은 도시재생을 통해 청년몰과 창업지원 공간이 결합된 복합 상가로 탈바꿈했습니다. 과거 노후 시설로 이용객이 줄어들던 시장이었지만, 지자체와 상인회의 협력으로 청년 창업자들이 입점해 실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단순한 판매를 넘어 주민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허브로 변화하며 도시재생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서울특별시 성동구청, 금남시장 도시재생, 2022).

  전주 남부시장(장날 : 매월 2·7일)은 청년몰 조성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추진된 대표 사례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청년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골목마다 특색 있는 디자인과 조명을 도입했고, 시장 안에는 체험 공간과 전시관이 더해졌습니다. 특히 전북 전통시장 안내에 따르면 남부시장은 매월 2일과 7일에 장날이 열리며, 전통적 장날의 맥락과 현대적 문화 공간이 결합된 상징적 장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전북 전통시장 안내, 남부시장, 2024).

  대구 서문시장(대체로 상설 점포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특히 장날을 꼽으면 매월 2·7일)은 조선 후기 ‘대구장’에서 비롯된 시장으로, 초기에는 매월 2일과 7일에 장이 열렸습니다. 현재는 상설시장으로 운영되며, 대구관광안내에 따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하고 첫째·셋째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2016년 대형 화재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복구에 성공했습니다. 서문 야시장은 매년 4월부터 12월까지 주말 저녁에 운영되며, 먹거리와 공연이 결합된 관광형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한국관광공사, 서문야시장, 2023).

시장형 도시재생의 성과와 과제

  이처럼 시장형 도시재생 사업은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청년 창업자는 실험 무대로 시장을 활용하고, 기존 상인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소비자를 맞이합니다. 관광객은 단순한 장보기 대신 문화와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주민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시장을 이용합니다. 일부 시장은 지자체 주도로 공연, 축제, 특화 상품 개발까지 연계하며 지역경제·관광·문화를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국토연구원, 도시재생 연구보고서, 2021).

  시장형 도시재생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첫째, 상인의 자생력 강화입니다. 단순한 시설 정비만으로는 장기적 활력을 담보할 수 없으며, 상인 스스로가 기획·운영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둘째, 세대 간 협력 구조 마련입니다. 청년 창업자와 고령 상인이 협업해 전통과 혁신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셋째, 디지털 전환입니다. 온라인 홍보, 라이브커머스, 간편 결제 도입은 필수 과제이며, 이 과정에서 고령 상인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민 참여형 구조가 중요합니다. 상인, 주민, 예술가, 전문가가 함께 시장의 미래를 기획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때 도시재생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행정안전부,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 보고서, 2022).

전통시장의 미래를 열며

  시장형 도시재생은 단순한 건축 재개발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상권이 살아 움직이는 생활·문화 거점의 재탄생입니다. 서문시장의 상설 운영과 야시장, 남부시장의 청년몰, 금남시장의 창업 공간은 모두 전통시장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탄생하는 구체적 사례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 많은 전통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며, 도시재생이 지역경제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가까운 전통시장을 직접 찾아 그 변화의 현장을 경험해 본다면, 도시재생이 전통시장과 지역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