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여전히 지역 경제의 근간이자 공동체의 생활무대입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유통 대형화, 소비 트렌드의 급변 속에서 수기 행정과 경험 의존적 운영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에서 시장 운영자 전용 플랫폼이 새롭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상인회, 시장 관리자, 지자체가 협력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지털 행정 시스템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플랫폼의 구조와 국내 구축 현황, 실제 적용 사례를 공신력 있는 자료를 통해 살펴봅니다.
전통시장 운영 시스템의 디지털화 필요성
전통시장은 상인 간 구두 소통과 수기 장부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결제와 행정이 복잡해지면서 체계적인 관리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시장 운영자 전용 플랫폼은 상인 등록, 입점 계약, 매출 통계, 공용시설 관리, 민원 처리, 이벤트 일정 등을 디지털화해 행정 효율을 높입니다. 각 지자체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 전통시장 사업’을 추진 중이며,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 운영의 투명성과 상인 지원의 신속성이 개선되었으며, 행정 문서 중심이던 시장 관리 방식이 실시간 데이터 관리 체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전국 구축 현황과 지역별 특징
시장 운영자 전용 플랫폼 구축은 정부, 지자체, 민간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는 전통시장 100여 곳에 ‘스마트시장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회계관리와 공용시설 예약, 상인회 문서 처리 등을 자동화했습니다. 부산광역시는 ‘e시장 플랫폼’을 개발하여 시장 내 CCTV, 주차장, 창고 사용 현황을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각 시장별 앱을 통해 상인과 관리자 간 소통을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 반송큰시장은 2025년 부산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한 대표 사례로 보도되었습니다(“전통시장에 ‘디지털’ 옷 입힌다”, 아시아경제, 2025). 경기도 역시 ‘전통시장 통합지원시스템’을 통해 상인 역량 교육, 리모델링 현황, 정부 지원금 신청 진행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했습니다. 이처럼 플랫폼은 행정 편의뿐 아니라 상권 회복을 위한 실질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질적 성과를 보인 대표 사례들
서울 용문전통시장은 ‘놀장(놀러오세요 시장)’ 플랫폼을 활용해 주문, 결제, 배달을 통합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상인회와 지자체가 공동 관리하며, 거래 내역과 주문 현황을 자동으로 기록하여 시장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습니다(서울사랑, 2024). 부산 부전시장은 AI 유동인구 분석 기능이 포함된 시장 관리 플랫폼을 도입해, 시간대별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푸드트럭 운영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매출 향상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카카오의 ‘단골시장 프로젝트’(카카오 공식 보도, 2024)는 상인회 중심의 디지털 소통 플랫폼을 운영해 전국 10개 전통시장 상인들이 톡채널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 민간 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통시장 데이터 기반 상생 구조 확립에 기여했습니다(ET뉴스, 2024).
플랫폼 도입의 과제와 향후 발전 방향
시장 운영자 전용 플랫폼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효율성과 투명성은 강화되고 있지만 새로운 과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첫째, 고령 상인의 디지털 적응 문제입니다. 일부 시장에서는 기기 활용 능력이 낮아 시스템이 도입돼도 실제 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둘째, 유지보수와 관리 주체의 책임 문제입니다. 초기 설치비는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하지만, 유지관리와 콘텐츠 갱신은 상인회가 맡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AI 챗봇 민원상담’, ‘상인회 전용 관리자 교육’을 도입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전통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행정 정책 플랫폼 통합화가 추진될 예정입니다. 또한 민간 기업이 개발한 솔루션(스마트시티솔루션마켓, 2024)을 전통시장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시장 행정의 새 시대
시장 운영자 전용 플랫폼은 이제 전통시장 행정의 ‘보조도구’를 넘어, 지역 경제를 관리하는 전략적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상인회가 클릭 한 번으로 시설 예약, 매출 통계, 민원 응대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행정의 표준화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수집된 데이터는 시장별 맞춤형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되어, 단순히 시장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경제를 ‘분석’하고 ‘기획’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통시장은 과거의 정서적 공간을 넘어, 기술과 행정이 결합된 스마트 지역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자체, 상인회, 민간기업이 협력하여 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면, 시장은 다시 지역경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