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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시장, 귀촌 시대 로컬 라이프 중심지로 떠오르다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7. 19.

한국 시골 장터 관련 이미지

귀촌 열풍 속 다시 주목 받는 전통 시장

  최근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주하는 귀촌·귀농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귀농·귀촌 인구는 약 40만 명을 기록하였고, 이 중 30대 비중이 23.4%, 20대 이하 비중이 20.2%로 모두의 편견을 깨고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젊은 세대의 '로컬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삶을 지탱해 온 전통 시장(오일장, 재래 시장)가 단순한 농산물 판매 공간을 넘어 공동체와 창업, 지역 경제의 중심축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귀촌 인구 증가와 전통 시장의 변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전통 시장은 노후화된 시설과 위생 문제로 인해 외면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귀촌 인구의 유입과 함께 장터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년 창업자 및 귀농인들은 지역 장터를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브랜드화의 시작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강원도 평창군 소재 평창 5일장에서는 30대 귀농인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고추, 무화과잼, 수제 장아찌 등을 SNS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개하며, 도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소매 판매를 넘어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로컬 브랜드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장터 활성화 정책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충청북도 괴산군은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 장터 육성 사업’을 통해 창업부스, 간판, POS 지원, SNS 홍보 등을 연계하고 있으며, 전라북도 순창군은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장터 입점 지원금과 포장 디자인 컨설팅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전통 시장을 지역 경제 재생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신선 농산물과 수제 가공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

  전통 시장의 강점 중 하나는 당일 수확한 신선한 제철 농산물과 직접 만든 수제 가공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한 무농약 깻잎, 유기농 애호박, 자연방사 달걀 등은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받고 있으며, ‘산지직송’이라는 상징성은 장터 구매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제 방식으로 만든 된장, 묵은지, 고들빼기 장아찌, 참나물 무침 등은 대형 유통망에서 접하기 어려운 ‘집밥의 맛’을 제공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안동시 소재 안동 구시장에서는 '안동옛맛된장 주식회사' 등 재래식 된장으로 맛과 건강을 다 잡은 업체들이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명품’으로 알려졌고, 전라남도 보성군참나물 무침은 SNS를 통해서도 알려지며 지역 특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장터 예약제 직거래 시스템’을 도입하여, SNS를 통해 재배 일지를 공유하고 장날에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는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지역 농가의 판매 안정성을 높이는 새로운 유통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관광과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는 전통 시장

  전통 시장은 단순한 물품 거래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체류형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정선 아리랑시장, 구례 오일장, 안동 구시장 등이 있으며, 주말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이 어우러지는 형태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전라북도 남원시는 매주 ‘월매 야시장’을 운영하며, 전통 음식·놀이·음악 공연을 융합한 체험형 장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주말 평균 방문객은 2,000명을 넘고 있으며, 장터 주변 상권과 숙박업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문경시는 매년 가을 문경사과축제 기간에 야시장, 막걸리 시음회, 사과 요리 경연대회 등을 장터와 연계하여 타 산업(숙박, 체험농장, 카페 등)과 크로스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부 지자체는 QR코드 기반 시장 안내, 계절별 테마 장터 개발, 장터 여행 지도 제작 등을 통해 체계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 회복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마을 생태계 조성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다시 전통 시장을 찾는 이유

  이제 전통 시장은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경제, 문화가 융합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귀촌인에게는 자립과 창업의 기반,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먹거리와 사람 간의 온기가 살아있는 거래 공간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장터에서 이루어지는 판매와 교류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삶의 풍경과 가치를 바꾸는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직접 재배한 작물을 소개하며 소비자와 소통하는 농부, 장터 음식을 통해 지역을 알리는 상인의 모습은 로컬 라이프의 본질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의 일상에 지쳤다면,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지역의 장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농산물과 사람 냄새 나는 거래의 즐거움, 그리고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공간, 전통 시장에서 새로운 삶의 풍경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