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천 전통시장 탐색: 역사를 읽는 신포시장, 바다를 담은 종합어시장, 생활을 지키는 석바위시장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7. 27.

인천광역시 소재 신포국제시장 관련 이미지

 

  수도권에서도 전통시장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대표 도시 중 하나가 인천입니다. 항만 도시라는 지리적 특성과 개항의 역사를 동시에 품고 있어, 이곳의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터를 넘어 다문화적 요소와 해양 도시만의 정체성이 결합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 중구의 신포국제시장, 연안부두 인근의 인천종합어시장, 미추홀구 주안동의 석바위시장은 각각 성격과 운영 방식, 방문객층이 뚜렷하게 다릅니다. 한 도시에 속한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세 시장은 인천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창구가 됩니다.

신포국제시장 – 닭강정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은 100년 상설시장

  인천 중구 신포동에 자리한 신포국제시장은 1908년 개설된 인천 최초의 상설시장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한국관광공사, 2023). 개항기 일본 상권의 영향 아래 출발했으며,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현재 270여 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민뿐 아니라 관광객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습니다.

  이 시장의 상징은 단연 닭강정입니다. 1980년대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던 닭강정은 방송과 언론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지금은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연합뉴스, 2022). 주말이면 수도권 전역에서 몰려온 손님들로 시장 입구는 긴 대기 줄이 형성되며, 일부 점포는 하루 1,000인분 이상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신포국제시장의 닭강정 골목은 ‘신포닭강정’이라는 간판이 즐비한 특화 구역으로, 맛과 양념 방식에서 점포별 차이를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닭강정 외에도 떡볶이, 튀김, 순대 등 분식류와 김, 건어물, 수입 식품, 중앙아시아 음식점이 공존합니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 이주민을 위한 식료품점과 식당이 늘어나 시장의 다문화적 성격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신포국제시장 일대에 관광 안내 표지판, 외국어 간판 등을 정비했으며, 시장을 ‘푸드 관광 특화 거리’로 육성하고 있습니다(인천시 보도자료, 2023). 인천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동인천역 상권과 함께 관광 코스로 연계하기 좋습니다.

인천종합어시장 – 수도권 수산물 유통의 핵심 거점

  인천 중구 항동7가, 연안부두와 맞닿은 인천종합어시장은 수도권 최대 수산물 직거래 시장으로 꼽힙니다. 활어, 회, 젓갈, 건어물 등 수산물 전 품목이 거래되며, ‘직송 → 손질 → 식사’로 이어지는 일체형 소비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세계일보, 2023).

  시장에서는 광어, 우럭, 전복, 멍게, 꽃게 등 제철 활어는 물론, 다시마, 멸치, 젓갈류 같은 가공 수산물도 풍부하게 판매됩니다. 구역은 활어동, 건어물동, 회센터, 간이식당가로 나뉘어 있으며, 연평균 거래액은 수백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경인일보, 2022). 특히 서울의 가락시장과 함께 수도권 수산물 집산지로 기능하면서, 외식업 종사자와 자영업자들이 새벽부터 몰려드는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방문객 상당수는 직접 고른 생선을 회센터에서 손질받아 간이식당에서 곧바로 식사합니다. 이 구조는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이어서, 주말이면 연안부두 관광과 함께 찾는 인파로 붐빕니다. 연안부두 해양광장, 송도 유람선 코스와 인접해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최근에는 현대화 사업을 통해 위생 관리가 강화되고, 안내 표지판과 주차 공간이 정비돼 쾌적성이 향상되었습니다(인천일보, 2023).

석바위시장 – 주민 생활을 지탱하는 실속형 장터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석바위시장은 관광지보다는 주민 생활 중심의 시장입니다. 약 20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채소, 과일, 생선, 반찬, 김치, 떡, 생활잡화, 의류까지 일상에 필요한 품목이 다양하게 거래됩니다. 다른 두 시장이 관광과 대규모 유통의 성격을 지닌다면, 석바위시장은 철저히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생활 밀착형 전통시장입니다.

  특히 즉석 반찬과 수제 김치는 단골 고객층의 재구매율이 높습니다. 튀김, 순대국, 칼국수 같은 서민 메뉴를 판매하는 소규모 식당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경인일보, 2021). 주안역과 인천지하철 2호선 석바위시장역에서 도보 5분 이내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며, 대형마트보다 이곳을 선호하는 고정 고객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QR 간편 결제와 모바일 결제를 일부 점포에서 시범 도입하고, 명절 시즌에는 특판전과 공동 할인 행사도 열립니다. 미추홀구청과 상인회가 협력해 간판 정비, 소방 점검, 상인 교육 등을 실시한 바 있으며, 큰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실속 있게 운영되는 전통시장 모델로 자주 언급됩니다(인천 미추홀구청, 2023).

인천 전통시장의 의의

  신포국제시장은 관광형 먹거리 시장으로서, 인천종합어시장은 수도권 수산물 유통의 핵심 거점으로서, 석바위시장은 생활 밀착형 장터로서 각기 다른 기능을 담당합니다. 한 도시 안에서 전통시장이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공존한다는 사실은 인천의 복합적인 도시 성격을 보여줍니다.

  세 시장은 모두 공통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상인회의 협력 아래 현대화와 정비 사업을 거듭하며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장은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 지역 경제의 실질적 기반이자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생활 인프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인천을 여행할 때 관광 명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들 시장을 직접 둘러본다면 도시의 실제 작동 방식과 경제의 흐름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