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전통 시장에 담긴 지역 주민의 삶
전라남도 지역은 풍요로운 식문화와 더불어, 지역 곳곳에 뿌리내린 전통 시장이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대표적인 로컬 문화 공간입니다. 그중에서도 해남 5일장, 순천 웃장, 구례 5일장은 지역 주민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 시장으로서, 각기 다른 특징과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장터의 개성과 운영 방식, 그리고 지역 사회에서의 의미를 비교 분석하며, 전통 시장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해남 5일장: 전통 그대로의 지역 장터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중심에서 열리는 해남 5일장은 매월 2, 7, 12, 17, 22, 27일에 정기적으로 개최됩니다. 장터에는 해남 지역에서 자란 고구마, 배추, 마늘, 토란 등 로컬 농산물이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며, 땅에서 캔 직후 운반되어 온 흙 묻은 채소들이 도시 장터에서는 보기 힘든 신선한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노점형 음식 문화도 발달해 있어, 돼지국밥, 전, 콩국수 등 시골 음식들이 철제 테이블과 비닐 천막 아래에서 판매되며 장터의 활기를 더합니다. 상인들의 정겨운 사투리와 인심은 해남 5일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최근에는 귀촌인이나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순천 웃장: 도시와 어우러진 복합형 시장
전라남도 순천시 중앙로 일대에 위치한 웃장은 상설시장으로 매일 운영되며, 전통 좌판과 현대식 매장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형 시장입니다. 전통적으로 순천 웃장은 ‘시장 위쪽에 있는 장터’라는 의미를 지닌 이름으로, 지역민뿐 아니라 순천만국가정원 등 관광지를 찾은 외지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입니다.
낙지, 꼬막, 갓김치, 매실청 등 순천 특산물은 물론,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수제 간식 부스, 플리마켓 형태의 부대 매장 등이 등장하며 젊은 소비층과의 접점도 넓어졌습니다. 순천시가 공식적으로 육성 중인 순천 웃장 청년 몰(mall) 사업 등은 시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 가능하며, 주말에는 거리공연, 체험 부스 등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구례 5일장: 자연과 맞닿은 로컬장터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일대에서 3, 8, 13, 18, 23, 28일에 열리는 구례 5일장은 지리산과 섬진강 인근이라는 입지 덕분에 자연 친화적 분위기가 두드러집니다. 취나물, 곰취, 더덕, 고사리 등 직접 채취한 산나물이 주를 이루며, 아침에 산에서 캔 채로 나온 신선 식재료들이 현장에서 바로 거래됩니다.
또한 유기농 채소, 손두부, 발효장류 등 웰빙 지향 식품이 강점이며, 장날에 맞춰 화엄사, 지리산 온천, 섬진강 자전거길 등을 연계한 관광 코스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구례군청 공식 누리집에서도 5일장 일정과 주요 상권 정보가 수시로 공지되고 있습니다.
거래를 넘어 삶이 오가는 곳
해남, 순천, 구례의 전통시장은 각각의 지역성과 문화를 품은 공간입니다. 해남은 전통 그대로의 시골정취, 순천은 도시와 청년의 감각이 더해진 복합형 시장, 구례는 자연과 이웃한 장터로 각각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터는 단순한 물건 거래의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 계절과 감정이 오가는 삶의 한 장면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전라도 어딘가의 장날을 맞춰, 장터에서 따뜻한 인심과 제철의 향기를 직접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