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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디지털 안내로 다시 태어나다 (디지털 간판과 안내시스템, 지방시장 혁신, 기술 기반 포용적 설계를 통한 시장 접근성 개선)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10. 13.

전통시장 디지털 접근성 강화 관련 이미지

 

  전통시장은 오랜 세월 지역 상권의 중심이자 공동체의 기억을 품은 공간이지만, 복잡한 동선과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외부 방문객에게는 불편한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디지털 간판과 안내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장 내 위치 정보, 점포 안내, 할인 정보, 다국어 안내 등을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전통시장이 가진 문화적 가치와 현대 기술이 결합하는 상징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새로운 길 찾기’, ‘디지털 간판의 가치’, ‘지방시장 혁신’, ‘포용적 설계와 접근성’,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라는 다섯 가지 흐름을 살펴봅니다.

전통시장의 새로운 길 찾기

  전통시장은 과거 지역 경제의 핵심 공간이었으나,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젊은 세대의 발길이 줄어들며 정체 위기를 겪었습니다. 특히 관광객에게는 좁은 골목과 복잡한 구조로 인해 이용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디지털 안내 키오스크와 QR코드 기반 위치 시스템을 도입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까지 전국 500곳 이상의 디지털 전통시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스마트상점·스마트간판을 연계한 지역 단위 디지털 사업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중소벤처기업부, 2024). 또한 서울시의 ‘시장디지털맵’ 시범사업은 점포 위치와 메뉴, 주차 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여 방문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시장이 단순한 상거래의 장을 넘어 지역 정보와 문화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디지털 간판의 가치

  디지털 간판은 단순히 눈에 띄는 홍보 수단이 아니라, 시장의 정체성을 시각화하고 상점 간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 인프라로 기능합니다.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점 정보, 행사 일정, 할인 소식을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서울 광장시장은 2024년 ‘스마트 간판 리뉴얼 프로젝트’를 통해 상점별 QR코드를 부착하고, 상품 상세정보와 고객 후기를 모바일로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이러한 디지털 간판 교체 사업을 진행한 시장은 방문객 유입률이 평균 17%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2024). 또한 부산 국제시장은 다국어 LED 간판과 외국인 맞춤형 안내 화면을 설치하여 글로벌 관광객 접근성을 개선했습니다. 이는 디지털 간판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시장을 도시 브랜드의 일부로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임을 보여줍니다.

지방시장 혁신

  지방 중소도시 전통시장도 지방시장 혁신을 목표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기 성남 중앙공설시장은 상인회와 협동조합이 주도해 공유형 디지털 간판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개별 상인이 광고비를 나누어 부담하며, 일정 시간마다 각 점포의 상품·이벤트 정보가 순환 표시됩니다. 이는 중소 상인의 홍보비 부담을 줄이고, 공동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광주 1913송정역시장은 청년몰 중심의 SNS 연동형 간판 시스템을 구축하여 점포별 인스타그램 계정과 실시간 운영 현황을 통합 노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시장의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상인 간 정보 공유를 촉진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협력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Bizinfo 공고에 따르면, 이러한 ‘스마트 전통시장 R&D 사업’은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상인 교육, 유지관리까지 포함한 지속형 모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Bizinfo, 2023).

포용적 설계와 접근성

  전통시장의 방문객 중에는 고령층과 장애인이 많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용적 설계와 접근성이 필수적입니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키오스크 접근성 표준’을 제정하며 음성 안내, 점자 지도, 큰 글씨 UI, 쉬운 한국어 번역 기능을 포함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성남 모란시장과 제천 중앙시장은 ‘모두를 위한 디지털 안내판’을 도입하여 고령자도 버튼 하나로 원하는 점포 위치나 상품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디지털 불평등 해소의 사례로 평가됩니다. 특히 이러한 키오스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다국어 음성 서비스를 지원해, 전통시장이 가진 열린 공간의 성격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100개 시장에 접근성 통합형 안내시스템을 도입해, 모든 세대가 이용 가능한 스마트 시장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korea.kr, 2023). 이러한 전통시장 디지털화의 성공은 설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에 달려 있습니다. 초기에는 설치 후 유지보수 미비로 화면이 꺼지거나 정보가 갱신되지 않아 시장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운영 주체를 상인조합과 청년기획단으로 전환해 문제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부터 시장 내 ‘스마트 운영단’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며, 유지관리비 일부를 공공 예산으로 보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SNS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청년 상인이 디지털 콘텐츠 업데이트를 담당해 상시 관리 체계를 갖추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디지털화가 단순한 하드웨어 개선이 아니라, 상인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술이 이어주는 전통의 미래

  디지털 간판과 안내시스템은 오래된 시장의 정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시 세상과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QR코드 하나를 통해 상인의 얼굴과 상품의 역사, 지역 축제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는 시장은 단순한 소비의 공간을 넘어 하나의 문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은 전통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 있는 골목’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은 전통시장을 차갑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오래된 정(情)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주는 따뜻한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