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통의 문턱을 허물다
전통시장이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하는 배경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현실적 압력과 기회에 대한 응답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중심 전통시장은 고객 감소와 유통망 약화를 동시에 겪었습니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지자체가 라이브커머스 도입을 지원하고, 일부 플랫폼은 방송 장비 대여·교육 프로그램 제공에 나섰습니다. 라이브커머스는 상점의 감성과 현장성을 온라인 공간으로 옮기는 수단이 되면서, 전통시장에 새로운 무대를 열어 주었습니다.
라이브커머스의 강점은 양방향 소통입니다. 소비자가 실시간 채팅으로 질문하고, 상인이 곧바로 답하며 가격·재고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상인에게는 오프라인 상점의 친밀성 일부를 전달하는 기회가 됩니다. 전통시장의 이야기—상인 가족사, 제품의 기원, 조리 비법 등—이 방송 콘텐츠로 녹아들면, 단순 거래를 넘어 스토리 중심의 소비 경험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라이브커머스는 젊은 소비층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합니다. 20~30대는 모바일 기반 콘텐츠 소비에 익숙하고, 단순 구매보다 ‘보는 재미’를 중시합니다. 전통시장 상품을 영상 콘텐츠로 풀어내면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할 수 있고, 소비자는 스크롤을 멈추고 화면 속 시장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는 브랜드 전환이자 시장 인지도 제고에 유리한 접근법입니다.
언론이 주목한 라이브커머스 활용 사례
부산 자갈치시장은 2020년 롯데백화점의 라이브 방송 채널 ‘100Live’를 통해 수산물을 판매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이 방송은 관광객 감소로 속사정이 어려워진 시장에 새로운 유통 채널을 제공하며, 시장 상품과 브랜드 가치를 넓은 소비자층에게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관광객 뜸해진 자갈치시장 위해 상품 판매 라이브 방송”, 2020)
파이낸셜뉴스는 라이브커머스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기술적 변화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AI 큐시트 헬퍼’ 기능은 상품 정보를 자동으로 방송 대본 형식으로 제안해, 비전문가 상인들도 비교적 쉽게 라이브 방송에 진입하도록 도왔습니다. 이를 통해 라이브커머스가 중소상공인에게 열린 도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AI로 라이브방송 진입장벽 낮췄죠”, 2024)
서울 중구는 2025년 9월 전통시장 8개 점포가 참여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남대문시장, 약수시장, 방산시장 등에서 액세서리, 김치찌개, 꽃게살장, 갈치속젓 등 대표 상품을 선보이고, 방송 중 특가와 구매 인증 이벤트 등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서울 중구, 전통시장 라이브커머스 특별 방송”, 2025) 또한 중구 지역에서는 참기름을 생산하는 중소 농가가 방송을 통해 해외 납품 요청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전통시장의 라이브송출이 단지 국내 소비를 넘어 해외 판로를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도입니다. (“중구가 전통시장을 살리는 법 라이브 커머스로 해외 판로 …”, 2023) 이러한 사례들은 라이브커머스가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판매 채널 확장과 브랜드 전환 기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속 가능한 라이브 전략의 조건
라이브커머스가 전통시장의 지속 가능 전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다음 요소들이 필수적입니다. 첫째, 콘텐츠 기획력 강화입니다. 상품 나열을 넘어 상인과 시장의 이야기를 녹여내야 소비자가 방송에 머물고 공감합니다. 두번째로, 플랫폼별 전략 분화가 필요합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마다 사용자 환경과 소비 행태가 다르므로, 각 채널 특성에 맞는 콘텐츠 형식을 설계해야 합니다. 셋째, 상인 역량 강화와 내부 자립 구조 구축입니다. 방송 경험이 부족한 상인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시장 자체적으로 방송을 운영할 수 있는 조직과 장비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넷째,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연계 지원이 중요합니다. 방송 인프라 제공, 공동 마케팅, 홍보 채널 지원 등은 시장이 초기 비용 부담 없이 라이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됩니다. 서울 중구가 방송을 추진하면서 점포 교육을 병행한 사례는 이러한 연계 지원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전통시장 라이브커머스 특별 방송”, 2025)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 평가와 피드백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어떤 상품이 반응이 좋았는지, 시청 유입과 판매 전환율은 어떠한지 분석하고, 방송 기법과 상품 구성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이브커머스, 전통시장의 또 다른 변환점
전통시장 라이브커머스는 과거의 전통 그늘이 아니라, 현대 디지털 무대의 새로운 가능성입니다. 자갈치시장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새롭게 알렸고, 네이버의 AI 방송 기술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기반이 됐습니다. 서울 중구의 방송 추진과 해외 거래 성사 사례는 라이브 커머스가 지역 소비를 넘어 글로벌 흐름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통시장 라이브커머스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방식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신뢰 기반이 결합된 유통 전략입니다. 시장과 상인의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고, 소비자는 그 맥락에 공감하여 구매로 이어집니다. 미래에는 더 많은 시장이 이러한 전략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