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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사진·영상 아카이브(역사 기록, 세대 간 기억 공유)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9. 20.

전통시장 관련 기록을 갖춘 서울기록원 관련 이미지

시장의 역사를 기록하는 힘

  전통시장은 수백 년 동안 지역 주민의 삶을 지탱해 온 생활의 현장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해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기록하기 위해 최근에는 전통시장 사진·영상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세대 간 기억을 잇는 문화 자산으로 기능하며, 전통시장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만듭니다.

사진 속에 담긴 시장의 풍경

  과거의 전통시장 사진을 보면 노점 좌판에 늘어선 생필품, 손수레로 물건을 나르는 상인, 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모습이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전통시장의 옛 모습을 사진으로 수집해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1960~70년대 흑백 사진으로 당시의 활기찬 풍경이 남아 있으며, 이는 현재 시장 홍보와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서울역사박물관의 ‘서울역사아카이브’는 광장시장, 중부시장, 방산시장 등 서울 대표 시장들의 변천사를 테마별로 정리해 공개하고 있습니다(서울역사박물관, 「광장·중부·방산 컬렉션」, 2015–). 또 국가기록원은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전통시장’ 기획을 통해 광복 이후 시장의 증감과 유통 구조 변화 과정을 사진과 문서로 보여주며, 생활사의 중요한 자료로 삼고 있습니다(국가기록원, 「전통시장 주제관」, 2010s).

영상 기록이 남기는 생생한 이야기

  사진이 정지된 순간을 보여준다면, 영상은 시장의 소리와 움직임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시장 상인들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하거나, 시장 축제를 촬영해 아카이브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부산 자갈치시장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는 어시장 풍경과 상인의 삶을 생생히 담아내며,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촬영지로서의 전통시장 기록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최근 부산영상위원회는 2025년 상반기 촬영 지원 결산에서 국제시장·자갈치시장 등 대표적 전통시장이 주요 로케이션으로 활용되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부산영상위원회, 2025). 이처럼 영상 기록은 단순 자료를 넘어 후대에 전해줄 생생한 역사 콘텐츠가 되고 있습니다. 즉, 부산광역시와 부산영상위원회는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등 도심 핵심 시장을 다수의 영상물과 로케이션 자료로 축적하며 이를 홍보와 기록 자산으로 동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부산광역시, 「부산영상위원회 촬영 지원 대표 촬영지」, 2017). 더 나아가 글로벌 영화도 부산 시장을 주요 무대로 선택했습니다. 영화 블랙 팬서(Black Panther) 는 자갈치시장과 남포동 일대를 배경으로 한 카 체이스 장면을 담아내며, 부산을 세계적인 영화 촬영지로 각인시켰습니다(국제신문, 「‘블랙 팬서’ 부산 촬영 비하인드」, 2018).

세대 간 기억 공유의 장

  사진과 영상 아카이브는 단순히 과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 간 소통의 창구가 됩니다. 어르신들은 옛 시장의 풍경을 보며 추억을 나누고, 젊은 세대는 이를 통해 과거 시장의 모습과 가족의 역사를 이해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카이브 전시회를 개최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개인이 소장한 오래된 사진을 기증받아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전통시장을 단순한 거래의 공간에서 공동체의 문화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아카이브는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공동체가 세대를 넘어 기억을 공유하는 장이 됩니다. 서울기록원은 전통시장 관련 사진과 해설문을 함께 제공해, 어르신에게는 회상의 기회를, 젊은 세대에게는 배움의 자료를 제공합니다(서울기록원, 「전통시장의 변모」 사진 컬렉션, 2020). 또한 국가기록원은 개인이 소장한 사진을 기증받아 공동의 기억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주민 참여형 기록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시장을 단순히 거래 공간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문화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나아가 디지털화된 아카이브는 단순히 보존을 넘어 누구나 활용 가능한 공공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e영상역사관은 1973년 서울 시내 전통시장 풍경을 담은 정부 기록 사진을 공공누리 라이선스로 공개하여 교육·연구·홍보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문화체육관광부·e영상역사관, 「정부기록사진집–서울 시내 전통시장 풍경」, 1973). 앞으로는 온라인 전시관, 가상현실 체험, 지역 투어 연계 등으로 확대되어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전통 시장의 의미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전통 시장은 이제 단순한 장터를 넘어, 기록과 기억이 살아 숨 쉬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가 여는 전통시장의 미래

  전통시장 아카이브는 과거의 기록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 자원과 교육 자료로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시관, 온라인 플랫폼, 가상현실(VR) 체험 등을 통해 아카이브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자산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통시장 아카이브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며,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시장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전통시장은 이제 단순히 장터가 아니라, 기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기록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