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시장은 그 지역의 맛과 문화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인근의 감성 카페는 시장에서 받은 활기를 가라앉히고, 여유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쉼표 같은 장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천 신포국제시장–카페 1920, 제주 동문시장–롱 앤 플랫–무로이 제과점, 부산 부평깡통시장–깡통시장 바리스타를 하나의 코스로 묶어 소개합니다. 하루 혹은 이틀 일정에 넣기 좋은 완벽한 시장+카페 여행 루트를 만나보세요.
인천 신포국제시장 & 카페 1920
인천 중구에 위치한 신포국제시장은 1890년대 개장 이후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통 시장입니다. 과거 외항선과 외국 상인들이 자주 드나든 덕분에 다양한 먹거리와 수입품이 모였고, 지금도 이색적인 상점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대표 먹거리는 매콤달콤한 양념이 매력적인 신포 닭강정입니다. 주말이면 긴 줄이 늘어서는 인기 메뉴죠. 속이 비어 있지만 달콤하고 고소한 공갈빵, 인천식 쫄면, 수제 어묵, 해산물 꼬치 등 골목마다 특색 있는 간식이 즐비해 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한 끼 식사가 완성됩니다. 오래된 간판과 좁은 골목길은 인천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시장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카페 1920은 1920년대에 지어진 목조건물을 개조한 카페로, 외관부터 내부까지 고풍스러운 멋이 살아 있습니다. 정원에는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시장의 활기와는 또 다른 평온함을 줍니다. 내부에는 나무결이 살아 있는 테이블과 빈티지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어 옛 공간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드립커피와 케이크로, 창가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며 마시면 여행의 피로가 풀립니다.
제주 동문시장 & 롱 앤 플랫, 무로이 제과점
제주시 구도심의 동문시장은 1945년 개설된 제주 최대 전통 시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제주산 해산물, 감귤, 흑돼지 가공품, 오메기떡 등 다양한 특산물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습니다. 낮에는 상인들의 활기찬 호객 소리로 가득하지만, 밤이 되면 동문 야시장이 열려 흑돼지 꼬치구이, 한치 물회, 고등어구이 버거 등 제주 특유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생활 속 필수 시장입니다.
시장 도보 7~10분 거리에 있는 롱 앤 플랫(Long & Flat)은 유럽풍 브런치와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는 인기 카페입니다. 흰색 외벽과 넓은 통창,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며, 아침부터 브런치를 즐기려는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크루아상, 바게트, 시그니처 샌드위치와 갓 내린 커피를 곁들이면 시장의 활기와는 다른 여유로운 제주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로이 제과점(Muroi Patisserie)은 일본과 프랑스의 제과 기술까지 접목하고 활용한 수제 디저트 전문점입니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진열대가 인상적이며, 몽블랑, 타르트, 마들렌, 에클레어 등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메뉴를 제공합니다. 시장과 바닷가를 거닐다가 들러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면 하루의 마무리가 더욱 특별해집니다.
부산 부평깡통시장 & 깡통시장 바리스타
부산 중구의 부평깡통시장은 1950년대 미군 부대에서 나온 깡통 식품을 팔던 것에서 시작된 전통 시장입니다. 지금은 부산 토속 음식과 세계 각국의 식재료가 공존하는 독특한 시장으로 발전했습니다. 낮에는 전통 시장의 활기와 신선한 재료를, 밤에는 부평깡통야시장에서 세계 각국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대표 먹거리는 수제 어묵, 빈대떡, 씨앗호떡, 돼지갈비튀김 등입니다.
시장 도보 1~2분 거리에 있는 깡통시장 바리스타는 전통 시장의 활기 속에서 고품질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탭커피(원두 선택 후 즉석 추출) 방식이 특징이며, 합리적인 가격에 깊은 풍미의 커피를 제공합니다. 콜드브루, 드립커피, 시그니처 라떼가 인기 메뉴로, 시장 구경 중 잠시 들러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좋습니다.
시장과 카페, 두 매력을 하루에
세 코스 모두 시장의 활기와 카페의 여유를 하루 안에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동선입니다. 신포국제시장–카페 1920, 동문시장–롱 앤 플랫 및 무로이 제과점, 부평깡통시장–깡통시장 바리스타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해, 지역별로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지역의 맛과 정을 느끼고, 카페에서 그날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전통 시장 여행의 또 다른 완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