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시장,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다
전통 시장은 더 이상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에 머물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체험 프로그램이 도입되면서 교육, 관광,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24년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체험형 프로그램 운영을 본격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3.08.31). 이어 2025년에는 제2차 활성화 지원사업 공고를 통해 체험형 전통 시장을 포함한 특성화 사업 지원을 확대했습니다(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5.01.16). 이처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전통 시장은 참여와 학습의 장으로 점차 자리잡고 있습니다.
쿠킹 클래스와 전통 공예의 확산
체험형 콘텐츠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쿠킹 클래스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주최한 2019년 ‘우수 음식관광 공모전’에서 전통시장 한식 요리여행이 운영 프로그램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뒤 직접 요리를 체험하는 방식이 주목받았습니다(농림수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19.11.08). 전주 남부시장은 한지 공예 체험 부스를 운영하여, 방문객이 부채나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영천공설시장을 선정하며 공예 체험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2022.06.16). 이러한 체험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역 무형문화유산의 계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투어 프로그램으로 배우는 시장의 가치
또 다른 축은 시장 투어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구경을 넘어서 해설과 함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과정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전통시장 체험여행 추진사례’를 통해 시장 투어 프로그램이 외국인 관광객의 문화 이해도를 높이고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문화체육관광부, 2012.05.08). 실제로 대구 서문시장과 인천 신포국제시장 등에서는 야시장 투어나 다국어 해설 서비스를 운영하여 국내외 방문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통 시장이 단순한 거래의 공간을 넘어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체험형 전통 시장이 열어가는 미래
체험형 전통 시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쿠킹 클래스는 지역 농수산물 소비를 확대하고, 공예 체험은 전통 장인 산업의 판로를 넓히며, 투어 프로그램은 관광 수익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집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2024년 보고서를 통해 전통시장 내 청년 창업과 체험 콘텐츠 확대가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높인다고 분석했습니다(국회예산정책처, 2024.11.18). 결국 전통 시장은 단순한 장보기를 넘어 배우고 즐기는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귀촌 시대와 관광 시대 모두에서 핵심 자산으로 기능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