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현대화의 필요성
한국의 전통 시장은 오랫동안 지역 공동체와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핵심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성장과 온라인 쇼핑의 일상화로 인해 시장은 한때 쇠퇴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전통 시장 현대화 사업을 본격 추진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 3월 보도자료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1,000여 개 시장이 시설 개선, 결제 시스템 도입, 청년몰 운영 등의 현대화 지원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중기부, 2024.03.15). 이는 전통 시장이 단순히 장보는 공간에서 벗어나 문화·관광·창업 거점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였습니다.
편의성: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는 환경 개선
편의성 개선은 전통 시장 현대화의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단계입니다. 과거 전통 시장은 주차 시설 부족, 열악한 조명, 노후한 위생 시설 때문에 소비자 불편이 잦았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케이드 지붕 설치, 공용 화장실 개보수, 주차장 확충 같은 환경 정비가 진행되었습니다. 서울 망원시장은 2008년 아케이드 설치와 냉방 시설 보강으로 방문객 체류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서울시는 2025년 설 명절을 맞아 전통 시장 차례상 비용이 대형마트 대비 30%가량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와 함께, 전통 시장 환경 개선과 명절 할인 행사를 연계해 소비자 유입을 높였다고 밝혔습니다(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2025.02.05 보도자료).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쾌적한 쇼핑 환경이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디지털 전환: 온라인과 연결된 시장
디지털 전환은 전통 시장이 현대 유통 환경에 적응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제로페이, 카드 단말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등 간편결제 시스템은 이미 다수의 시장에서 자리 잡았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2월 발표에서 온누리상품권(디지털) 사용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하며, 특히 서울 경동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디지털 결제 비중이 확대되었다고 밝혔습니다(중기부, 2025.02.13). 또, 서울시는 2021년 공식 자료에서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소개하며, 같은 시장 내 여러 점포의 상품을 한 번에 주문해 당일 배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안내했습니다(서울시, 2021.06.22). 이러한 흐름은 전통 시장이 더 이상 오프라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온라인·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복합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청년 창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
청년 창업은 전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청년몰은 시장 내에 조성된 청년 창업 공간으로, 퓨전 분식, 수제 맥주, 생활 소품, 디자인 공방 등 차별화된 점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24년 11월 보도자료에서 “청년몰은 2011년 전주 남부시장에서 처음 시작해 현재 전국 43곳이 운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전북도청, 2024.11.07). 실제로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은 주말마다 젊은 방문객과 관광객이 몰리며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구 방천시장 역시 청년 상인과 예술가가 협력한 사례로, 전통 시장이 문화와 창업의 실험실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권 유지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시장으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전통 시장의 미래와 확장 가능성
현대화는 시설 개보수에 그치지 않고, 편의성, 디지털 전환, 청년 창업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4년 5월부터 11월까지 72곳 전통 시장에서 야간 먹거리 축제를 운영해 젊은 세대와 관광객을 끌어들였습니다(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 2024.05.12). 또한 서울시 보도자료(2023.11.03)에서는 경동시장을 ‘레트로 성지’로 소개하며, ‘경동1960’과 ‘금성전파사’ 같은 레트로 공간, 루프탑 푸드트럭 야시장이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서울시, 2023.11.03). 한국문화관광연구원도 2023년 연구에서 “전통 시장은 단순 유통 거점을 넘어 문화·관광 자원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분석했습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3.11.20). 이러한 변화는 전통 시장이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적 소비·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곧 한국 전통 시장의 미래가 지속가능하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