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전통시장이 직면한 현실
지방 소도시 전통시장은 오랫동안 지역경제와 공동체의 핵심 기반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구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많은 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상인들의 경영 의지가 약화되고, 청년층은 도시로 빠져나가 소비 기반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의 확산이 더해져 시장의 매출 구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차장 부족, 노후화된 시설, 불편한 결제 시스템 등은 외지인과 관광객에게 불친절한 공간으로 인식되기 쉬우며, 일부 시장은 빈 점포가 늘어나면서 악순환에 빠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소규모 도시 시장에서 이러한 쇠락의 조짐이 두드러진다는 점은 다양한 조사와 보도를 통해 확인됩니다(중소벤처기업부, 2023).
성공을 거둔 시장의 사례들
이러한 침체 속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통해 활력을 되찾은 사례도 있습니다. 강원도 속초 관광수산시장은 지역 특산물인 해산물을 중심으로 관광형 먹거리 콘텐츠를 개발하여 성공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수산물 거래 공간을 넘어 닭강정, 오징어순대 등 관광객 맞춤형 먹거리를 개발하며 브랜딩에 성공하였습니다(한국관광공사, 2022). 경북 영주의 중앙시장은 공용 냉장창고 설치, 모바일 주문 및 배달 시스템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였고, 동시에 청년 창업자에게 임대료 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하여 청년몰을 조성한 바 있습니다(영주시, 2023). 이러한 시도는 시장 내 세대 간 조화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전통시장 활성화의 모범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처럼 성공한 시장들은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현대적 감각을 접목하여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
지방 소도시 전통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선 지역 자원과 연계한 브랜딩 전략이 중요합니다. 지역 특산물과 전통문화, 역사적 이야기를 접목한 굿즈 제작이나 테마 거리 조성을 통해 시장만의 독창적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청년 상인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상점 리모델링, 임대료 지원, 창업 자금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과 더불어 기존 상인과 협력할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디지털 전환은 필수적입니다. 모바일 주문, 지역 배달 플랫폼 구축, 온라인 홍보와 라이브커머스 지원은 전통시장이 새로운 소비 환경에 적응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농림축산식품부, 2020). 마지막으로 시장이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 커뮤니티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문화·체험 공간을 확대해야 합니다.
현실적 한계와 과제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모든 시장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속초와 같이 관광 자원이 풍부한 지역은 성공하기 유리하지만, 내륙 소도시의 경우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발성 예산 투입으로는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기 어렵고, 지역 주민과 상인, 청년 창업자가 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또한 고령 상인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세대 간 갈등을 조율하는 과정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책은 단기적 이벤트 중심이 아니라 최소 5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이어야 하며, 시장 운영조직과 콘텐츠 개발팀을 지역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미래를 향한 방향성
지방 소도시 전통시장은 단순히 상거래의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뿌리입니다. 일부 시장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속초 관광수산시장과 영주 중앙시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변화의 여지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지역 자원 기반 브랜딩, 청년 창업 유입, 디지털 전환, 커뮤니티 기능 강화는 모두 시장을 회생시키는 주요한 열쇠입니다. 결국 시장을 살리는 것은 행정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가 협력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입니다. 독자들도 다음에 지방 소도시 전통시장을 방문할 때 단순히 장을 보는 곳으로만 보지 않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눈여겨본다면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