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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하는 전통 시장 가족 나들이

by 시장 상인 다복 2025. 7. 28.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하는 전통 시장(서울 광장시장) 가족 나들이 관련 이미지

전통 시장, 가족 나들이로도 좋을까?

  ‘시장’이라고 하면 여전히 부모 세대에게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초등학생은 시장보다는 마트, 마트보다는 배달앱에 더 익숙하니까요. 부모 입장에서 전통 시장이 무조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 그 기대는 어쩌면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전통 시장이 갖는 장점은 분명합니다. 부모가 식재료를 고르고 흥정하는 걸 지켜보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물건 보는 눈을 기르고 상행위를 수반하는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죠. 그러나 전통 시장이 어린이에게 마냥 최적화된 환경은 아니라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일부 시장은 통로가 좁고, 손님이 밀집해 있으며, 자극적인 향이나 큰 소리로 인해 아이들이 자못 불편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전통 시장이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추억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이 입맛과 눈높이에 맞는 동선과 음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미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는 시장들(서울 광장시장, 대구 서문시장, 광주 송정역시장, 부산 부평깡통시장)을 짚어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부모 입장에서 유의하시면 좋을 만한 사항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울 광장시장

  서울 광장시장은 이름값 하나로도 충분히 주목받는 대한민국 서울의 주요 전통 시장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먹거리 종류도 많고, 사람도 많죠. 이런 요소들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할 때는 조금 다르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 광장시장은 대한민국 백년기업 중 하나인 광장주식회사가 운영 주체인 시장이자 서울특별시 입장에서도 공을 들이는 관내 최대 규모 전통 시장답게 구조가 비교적 정돈되어 있고, 위생 상태가 우수한 점포 비율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걸어보면 특정 시간대나 일자에는 여전히 밀집 인원 규모에 비해 통로가 좁고, 특정 시간대에는 움직이기조차 어려워 사람에 떠밀릴 정도로 붐비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할 때는 가능한 한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 시간대를 택하여 방문할 필요가 있으며, 부득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부모가 각자 아이들의 앞뒤로 보호하듯이 대형을 짜고 이동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보통 서울 광장시장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 빈대떡과 육회인데, 사실 초등학생 아이들 입맛에도 기름지고 고기도 적지 않게 들어가 있는 빈대떡이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고, 육회도 꼭 아이들이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빈대떡과 육회 모두 소화기관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수월하게 소화하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빈대떡과 육회 모두 아무래도 술과 함께 하기 쉬운 음식이다 보니 구입처에서 취기가 올랐거나 이미 취한 어른들을 보기도 쉬울 것입니다.

  빈대떡과 육회 이외에 서울 광장시장의 명물을 꼽으라면 꼬마김밥을 들 수 있을 텐데, '모녀김밥'이라는 상점은 이미 오래된 유명한 곳이고, 주문할 때 맵기 조절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블로그 등지에서 아이들도 먹기 좋은 사이즈의 꼬마 김밥이라는 평가도 확인됩니다. 위 '모녀김밥'에서는 육회, 빈대떡도 먹을 수 있기에 가족 단위 식사도 용이합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시장 골목을 조금 더 안전하게 돌아보면서, 유과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전통 과자를 경험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달달한 맛도 마음에 들겠지만 식감이나 모양, 포장 형태에서 흥미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대구 서문시장

  대구 서문시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와 역사를 가진 전통 시장으로서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익숙한 공간이고, 특히 납작만두로 널리 알려져 있죠. 대구 서문시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 중 하나입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는 의외로 까다로운 면이 있습니다. 시장 구조가 비교적 복잡하고,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초행길에는 동선을 잃기 쉽기 때문입니다. 서울 광장시장이 특정 시간대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 어려웠다면, 대구 서문시장은 외지인이 단번에 원하는 길을 쏙쏙 잘 골라서 걷기가 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대표 메뉴인 납작만두는 기름에 지져내는 방식으로 조리되며, 매콤한 양념이 기본적으로 제공됩니다. 아이들에게는 매콤한 양념 대신 간장 정도로만 간을 해주고자 하는 부모님들도 계실 텐데, 다행히 '미성당' 등 납작만두로 유명한 식당들 모두 대체로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하는 요청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이외에 찐빵, 우동, 칼국수처럼 아이들이 먹기에 무난한 메뉴들도 시장 곳곳에 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위치를 단시간 내에 제대로 찾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 관광안내소 내지 관광안내센터를 찾아 문의하거나 관련 팜플릿을 확보하는 한편으로 아예 상인에게 직접 길을 물어보고 나면 수월하게 목적지로 이동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알아두실 점은 조리 속도입니다. 핫플레이스는 아무래도 손님이 많아서 주문하고 꽤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아이들이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성격이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배가 고플 때나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을 때 느긋하기 어려운 성격이라면 반드시 식사를 하기보다는 간단한 간식 위주로 잠깐 들르는 코스를 짜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일 수 있습니다

광주 송정역시장

  광주 지역에서 떡갈비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곳들 중 하나가 바로 송정역시장입니다. 이곳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잘 알려진 시장이고, 떡갈비 노포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도 탄탄합니다. 그래서인지 광주 여행을 계획하는 부모들 중에는 송정역시장을 일정에 넣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직접 가보면, 떡갈비, 국밥, 피순대, 튀김 등 메뉴가 주축을 이루고 있고 또 조리 방식이나 간이 평범한 어른 입맛에 맞춰진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들 중에서 그대로 먹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찹쌀 도넛이나 호떡, 꽈배기 같은 전통 간식으로 간단하게 즐기고 나오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너무 많이 먹지는 않도록 부모님들의 지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광주 송정역시장 유의사항이 그다지 크게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보니 이미 눈치채신 독자 분들도 계실 텐데, 송정역시장은 아이들을 동반하여 방문하기 좋은 전통 시장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일단 송정역시장은 KTX 광주송정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게다가 전체 규모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1913 송정역시장'까지 둘러보더라도 오래 걸리지 않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찾기도 수월합니다. 아이들은 아무래도 부모님들 같은 어른들에 비하여 같은 거리를 걸어도 훨씬 빨리 지치고 힘들어 하므로, 접근성 좋고 전체 규모도 그리 크지 않으며 길찾기도 수월한 광주 송정역시장은 아이들의 체력적 특성을 고려할 때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은 전통 시장입니다. 

부산 부평깡통시장

  부산 부평깡통시장은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상권과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요즘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시장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야시장으로 유명한데, 그만큼 오후 늦게부터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외지인들로 붐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야시장이 활성화 되는 밤보다는 오전이나 점심 무렵에 둘러보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통로가 막히기 쉽고, 아이가 밀려 다니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서입니다. 낮 시간대에는 비교적 여유롭고, 시장 구조도 더 잘 보입니다. 물론, 야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고 또 서울 광장시장과는 사뭇 다르게 일직선으로 늘어선 통로에서 한 줄로 이동하므로,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대형으로 한 줄로 이동한다면 야시장도 아이들과 방문하기에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학원을 마친 아이들끼리 맛있는 간식을 늦은 시간에라도 먹으려고 야시장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시장에서 아이 입맛에 맞는 메뉴로는 어묵이 단연 눈에 띕니다. 그중 '환공어묵'은 본래 부평깡통시장에서 출발한 브랜드로서 매장 현장에서 직접 조리한 어묵을 판매합니다. 순한 일반 어묵이나 치즈가 함유된 어묵은 그야말로 초등학생 아이들이 먹기에도 무난한 구성이며, 간도 자극적이지 않은 편입니다.

  또한 여느 시장들과 같이 찹쌀 도넛, 꽈배기 같은 간식도 다양하게 있어, 아이가 여러 가지를 조금씩 맛보며 시장 분위기를 경험하기에 적합합니다. 단, 다양한 간식을 한 번에 많이 먹다 보면 배탈이나 포만감 때문에 나들이 여정의 나머지 일정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양 조절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통 시장, 우리 아이들 내적 성장의 밑거름

전통 시장이 무조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담긴 공간으로 남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전통 시장을 그리워 하고 높이 평가할 수 있으려면 전통 시장 가족 나들이에서 행복을 느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통 시장은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가족 나들이 할 때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담긴 공간으로 남을 수도 있고 어지럽고 버거웠던 기억만 만 서린 공간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움직이고 먹고 즐기는 것이 용이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세요. 그러신다면 아이들은 어느새 부모님과 전통 시장을 보고 배우고 느낌으로써 똑부러지게 한층 더 성장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