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북도 전통시장에서 만나는 지역의 맛과 시간
충청북도는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지역답게 산과 강, 계곡이 빚어내는 자연 풍경만큼이나 소박하고 진한 생활 문화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전통시장은 단순히 생필품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 고유의 농산물과 음식을 직접 경험하고 주민과 교류하는 살아 있는 생활 현장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의 대표 전통시장은 저마다 다른 개성과 먹거리를 내세우며 관광객과 지역민 모두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충주 무학시장(장날: 0일·5일), 제천 중앙시장(장날: 3일·8일), 단양 구경시장(장날: 1일·6일)을 중심으로, 충청북도 전통시장이 지닌 매력과 현재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충주 무학시장 – 사과와 시래기가 만든 독창적인 밥상
충주 무학시장은 충주시 중심에 자리한 생활 밀착형 전통시장으로, 충주 사과와 함께 지역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먹거리가 특징입니다. 특히 충주 사과는 전국적으로도 명성이 높으며, 시장에는 계절별 사과뿐만 아니라 수제 사과청, 사과즙, 사과잼 같은 가공품까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상인들은 직접 농장에서 가져온 사과를 시식용으로 잘라 주기도 해, 방문객은 신선한 사과 맛을 현장에서 바로 즐길 수 있습니다(충주시청, 2024).
이 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창적인 음식으로는 사과국수가 있습니다. 사과즙을 면 반죽에 섞어 만든 면발은 부드러운 단맛과 탱글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멸치 육수와 어우러져 여름철 별미로 꼽힙니다. 또 다른 별미인 시래기 순대국은 푹 삶아낸 시래기와 순대가 어우러져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손님은 고춧가루, 새우젓, 다진 마늘을 원하는 만큼 넣어 직접 간을 맞출 수 있는데, 이런 자율적인 방식은 충청도의 소박한 식문화와도 잘 어울립니다. 겨울철 아침에는 특히 몸을 데우기 위해 이 메뉴를 찾는 손님이 많습니다.
무학시장에는 농산물과 더불어 된장, 청국장, 메주 같은 전통 발효식품도 가득하며, 매월 끝자리 0일과 5일에 열리는 5일장에서는 텃밭 작물, 묘목, 토종 꿀 같은 특산품까지 더해져 장터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듭니다. 장터 방문 후에는 가까운 충주호나 충주세계무술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통해 여행의 재미도 더할 수 있습니다(충청북도청, 2024).
제천 중앙시장 – 약초 향과 찐빵 골목이 살아 있는 공간
제천은 예로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불려왔습니다. 제천 중앙시장은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전통시장으로, 약재와 건강 먹거리가 시장 전역을 채우고 있습니다. 도라지, 더덕, 감초, 황기, 산수유 등 다양한 약재가 진열돼 있으며, 오랜 세월 약재를 다뤄 온 상인들이 직접 말리고 포장한 상품은 신뢰도가 높습니다(제천시청, 2024). 이곳을 찾는 이들은 약초만 사 가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에게 조리법과 건강 활용법을 전해 들으며 생활 지혜까지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제천 중앙시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찐빵 골목입니다. 시장 입구를 따라 늘어선 찐빵집들은 겨울철이면 특히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는 단팥 찐빵은 제천 시장의 상징적인 간식으로,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도 즐겨 찾습니다. 무엇보다 2025년에도 인스타그램 후기를 통해 “제천 중앙시장 찐빵”이라는 태그와 함께 만두·찐빵집 영상이 공유되고 있어 여전히 활발히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됩니다(인스타그램 후기, 2025). 또 다른 후기에서는 제천 중앙시장에서 모찌떡이 유명하다는 내용도 있어, 시장 내 디저트류 상점이 현재도 활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인스타그램 후기, 2025).
시장 안쪽에는 약초비빔밥, 더덕불고기 정식 같은 건강 메뉴를 내는 식당들이 있으며,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나 수제청 판매 부스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또한 제천시는 중앙시장과 연계한 한방바이오엑스포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전통시장과 지역 한방산업을 함께 발전시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제천시청, 2024).
단양 구경시장 – 관광과 시장이 만나는 무대
단양 구경시장은 단양읍 중심부에 자리한 상설시장으로, 이름 그대로 “구경하며 즐긴다”는 의미가 잘 어울리는 관광형 전통시장입니다. 단양역, 도담삼봉, 단양강 잔도 같은 명소에서 도보로 접근할 수 있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시장의 대표 먹거리는 마늘 도넛입니다. 단양 특산물인 마늘을 반죽에 섞어 만든 도넛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습니다. 오전 일찍부터 줄이 늘어서는 광경이 시장 풍경의 일부가 되었으며, 관광객들은 단양을 대표하는 기념 간식으로 이 도넛을 구매합니다. 또 다른 명물은 올갱이 해장국으로,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이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 줍니다. 이외에도 감자떡, 닭강정, 만두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시장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어 여행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줍니다.
시장에서는 버스킹 공연과 플리마켓이 함께 열려 젊은 층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청년 상인 부스와 노년 상점이 공존한다는 사실입니다. 손수 만든 마늘빵과 지역 주민이 담근 전통 반찬이 같은 골목에서 판매되는 모습은 단양 구경시장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공동체형 시장임을 보여줍니다.
충청북도 전통시장이 전하는 오늘의 의미
충청북도의 전통시장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충주의 무학시장은 사과와 시래기를 활용한 독창적인 음식으로, 제천 중앙시장은 약초와 찐빵골목으로, 단양 구경시장은 마늘 도넛과 관광 결합형 시장으로 뚜렷한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이 시장들이 단순한 유통 공간을 넘어 지역의 자원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엮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제천 중앙시장의 찐빵 골목처럼 2025년에도 활발히 영업 중임이 확인되는 맛집 콘텐츠는 전통시장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공간임을 증명합니다. 충주 무학시장의 생활형 먹거리, 제천 중앙시장의 건강·간식 문화, 단양 구경시장의 관광형 콘텐츠는 충청북도 전통시장의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앞으로도 지역 공동체와 여행객을 잇는 중요한 교두보로 기능할 것입니다.